나에게 Blog는 무엇이었을까 지나가는 생각 적기

나는 애당초 홈페이지를 원했다. '나를 남에게 표현할 수단' 말이다.

대학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비비를 했다. 텔넷 BBS.. PC통신을 해본 적 없이 바로 웹을 사용했던지라 어색했지만, 어느새 나의 생활이 되었다. 나의 미적(!) 감각을 보여줄 수 없어 아쉬워하던 차, 동아리 서버 담당자의 도움으로 개인 홈페이지를 열게 되었다.

홈페이지에는 나의 잡다한 글들과 사진들이 올라갔다. 그러나 가장 공을 들인 컨텐츠는 '오에카키' 그림이었다. 당시 그림 하나 그리는데 20분이 넘었는데, 참을성이 부족해서인지 그림그리다 지쳐 대충 마무리한 것들이 많았다. 홈페이지는 구석구석까지 신경을 써야 했으므로(사실은 신경이 쓰였으므로), 컨텐츠 생산에만 몰두하고 싶어졌다.

당시 남자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그의 서버에 새둥지를 틀게 되었다. 설치형 블로그 Zog를 깔았다. 홈페이지를 사용하면서 익숙해진 제로보드와 연동이 가능했으므로.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서버가 맛이 가는 바람에 내 글들을 모두 날리게 되었다. 나름 열심히 쓴 글들이었으나, 양이 많지 않았으므로 미련을 버렸다.

동생이 추천한 egloos에 오게 되었다. 깔끔한 디자인과 알찬 기능으로 저절로 글 쓸 맛이 났다. 열심히 썼다. 그러나 와서 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방문자를 오프라인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비비, 싸이월드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내 블로그까지 올 사람은 많지 않았다. 블로그답게 온라인 소통을 하자니, 내 글의 대중성이 부족했다. 내가 관심있는 것들에 공감할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많지 않거니와, 이글루스는 회원이 적어 그런 사람들을 찾기가 더더욱 힘들었다. Above all, 내가 다른 이들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잘 가지 않았다-_-; 나는 블로거가 아니었다.

이글루스에서 외로움을 느끼던 나는, 당시에 내가 가입한 클럽들이 모여있던 싸이월드로 가게 된다. 미니홈피들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나의 취약한 오프라인 관계를 극복하는데 힘썼다. 하지만 원했던 온라인 동지는 찾지 못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좁은 창에 염증을 느낀 나는 다시 이글루스 컴백을 고려하게 된다.

SK컴즈의 이글루스 인수 소식을 들었다. 동생은 이글루스를 떠났다. 많은 사람들이 떠났다. 그러나 나는 돌아갔다. '싸이월드 클럽이랑 연동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라는 생각도 했다. 저작권 문제? 걱정이 없었다. 내가 고민하는 문제들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내가 글을 쓰는 목적 중의 하나이므로, 회사가 나서서 내 글을 퍼뜨려 준다면 그렇게 고마울 일이 어디 있으랴 (내 글을 읽어줄 사람에 너무 목마른 나머지 이런 생각도 했다).

갓피플 블로그 대해 생각해 보았다. 디자인이 아~주 마음에 안 든다. 가든을 대체할만한 기능은 있으려나? 동지는 여기보다 많을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이 밀집한 곳에서 약간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주변인 성향 때문에 고민이다.


나에게 Blog는 무엇이었을까? 홈페이지의 대체품이었다. 머릿속을 비워내는 배출구였다. 나를 남에게 보이고 싶어하는 욕구를 서서히 포기하게 만든 녀석이었다.

 

비비: 대학 1학년 가을~2학년 봄. 글 읽기 편리함. 교내 커뮤니티라 말이 잘 통함. 시각적 이미지 전달이 어려움.
홈페이지: 대학 2학년 가을~? 개성을 잘 드러낼 수 있음. 관리가 귀찮음.
조그: ?~? 홈페이지보다는 글쓰기가 편함. 역시 관리 귀찮음.
이글루스: 대학 4학년 봄부터. 글쓰기가 너무 좋다. 외롭다.
싸이월드: 대학 4학년 가을~석사과정 1년 봄. 오프라인 관계에 도움이 된다. 글쓰기 창이 너무 작아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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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에게 Blog는 무엇이었을까 2006/07/15 02:14 #

    나에게 Blog는 무엇이었을까 내가 가장 처음 시작한 것은 홈페이지였다. 중2 때 처음 만들었던 홈페이지는 나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라기 보다는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둔 것이었다. 당시 과학고를 다니던 언니가 알려주었던 HTML은 내가 익히게 ...... more

덧글

  • 젠카 2006/07/14 10:20 # 답글

    저 소금님 글 읽고 있어요~ 힘내세요^^
  • 소금 2006/07/14 13:58 # 답글

    젠카// 감사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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